[교육현장] '좋아한다' vs '싫어한다'
[교육현장] '좋아한다' vs '싫어한다'
  • 조한상 크래들코리아 부대표
  • 승인 2019.01.1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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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좋아한다’의 반대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럼, ‘싫어(미워)한다’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두 단어가 서로의‘반대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맞습니다. 사전적 반대말입니다. 그러나 개념적으로 다시 생각하면, 위 두 단어가 서로의 유일한‘반대말’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머릿속에 아주 중요하게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부터 그 차이를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좋아한다’라는 단어는 참으로 듣기에도 좋고,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매우 긍정적인 단어이죠. 제 생각에는 ‘사랑한다’ 다음으로 긍정적인 단어가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면 ‘싫어한다’라는 단어는 어떨까요? 그 반대말인 ‘좋아한다’가 매우 긍정적인 것만큼 상대적으로 매우 부정적인 단어로 느껴지실 겁니다. 그 이유를 수학적으로 생각해 보면, 양(+)수와 같은 긍정적 단어인 ‘좋아한다’와 반대말인 ‘싫어한다’는 양(+)수인 ‘좋아한다’와 그 값은 같으나 방향이 반대인 음(-)수로, 양수(+)의 값이 크면 클수록 음수(-)의 값도 당연이 커지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이러한 개념을 약간 비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아한다’의 반대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로 ‘싫어한다’의 반대말을‘싫어하지 않는다’로 말입니다.

 ‘좋아한다’의 반대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로 이야기해도 ‘틀리다’라고 생각되지 않으실 겁니다. 그렇다면, [A=B이고, A=C이면, B=C이다.]라는 이론처럼 [‘싫어하다’=’좋아하지 않는다’]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맞는 말이라 생각되거나, 또는 억지로 수학적 논리에 끼워 맞춘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논리가 앞으로 여러분들과 여러분 자녀들의 앞날을 크게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사람은 매일매일 쏟아지는 정보를 접하고 살아갑니다. 인간관계를 통해서, 도서와 방송 및 언론 매체, 인터넷 등을 통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개인적 취향이나 직업, 종교, 성별, 연령 등에 따라 어떠한 정보는 자신의 머릿속, 심지어는 마음속까지 저장이 되고, 어떠한 정보는 오른쪽 귀로 들어와 왼쪽 귀로 빠져나가 버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30대 중반의 결혼한 여성은 인터넷 포탈에서‘육아’와‘쇼핑’카테고리를‘스포츠’와‘낚시’카테고리보다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성에게‘스포츠’와‘낚시’에 대한 정보가 적어도 ‘싫어하지 않는다’면 한 귀로 들어와 한 귀로 빠져 나간다 할지라도 굳이 한 귀로 들어오는 정보를 막아 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낚시’를 싫어하는 여성이라면,‘낚시’에 대한 정보가 어떻게 될까요? 애초에‘낚시’에 관한 정보는 들어오지도 못하게 차단해 버릴 것입니다. 이는 ‘싫어한다’라고 정해 버린 정보에 대한 접근자체가 불필요하고 무의미하여 처음부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싫어한다’라는 단어는 적어도 개인적으로 저에게 있어 매우 무서운 단어로 보입니다.

 만약 ‘낚시’를 싫어하지 않았다면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관련된 정보를 접해볼 기회가 생겼을 것이고, 좀 더 나아가 언젠가 남편과 함께‘낚시’를 즐겨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텐데, ‘싫어한다’라는 녀석 때문에 그럴 기회가 매우 적거나 없어져 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비유가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우리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크게 달라져 보일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도 매우 똑똑하다고 소문이 난 민수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또렷합니다. 주변 어른들은 똑똑한데다 주관도 또렷하니 커서 훌륭한 일을 할 것이라고 칭찬이 자자합니다. 하지만 민수는 좋아하는 것만큼 싫어하는 것이 많습니다. 문제는 싫어하는 것이 많아지는 것만큼 버려지는 정보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책과 미디어, 선생님 등을 통해 어느 정도의 정보를 접하고 나면 민수는‘결정’을 합니다. ‘좋아할 것인지, 아니면 싫어할 것인지’를 말입니다. 6~7살 때 시작된 일이 10살이 된 지금 습관처럼 되어 버렸습니다.‘좋아하는 것’들은‘잘 하는 것’으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호기심이 가져온 것들로 그리 오래 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호기심으로 끝나버린다 해도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언제든‘잘 하는 것’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으니 나쁘지 않은 것이죠. 하지만‘싫어하는 것’들이 문제가 됩니다. 가능한 많은 정보를 접해야 할 시기에 너무 빨리‘싫어하는 것’들의 정보를 필요 없는 것으로 판단해버리고 마는 큰 오류를 범하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의 배움은 그 어느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커가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며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는 게 그 목적인데, 제 눈에 민수는 그 다양한 가능성이 10살이라는 너무 이른 나이에 마구 버려지고 있는 것 같아 무척이나 안타깝습니다.

 ‘좋아한다’의 반대말은 ‘싫어한다’가 아니라, ‘좋아하지 않는다’이다.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이분법적으로 항상 생각을 하고 질문을 합니다.“저 사람 나쁜 사람이야? 착한 사람이야?”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나쁜 사람을 곧바로 싫어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지는 않습니다. 좀 더 시간이 지난 후 어떠한 나쁜 사람인지를 파악한 후에 나쁜 사람을 싫어하든, 연민을 갖든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주인공인 입장에서 보면 조조는 나쁜 사람입니다만 그 반대의 경우에서 보면 유비가 나쁜 사람일 수 있는 것처럼, 최대한 많은 정보를 통해 결정해야 하거나, 판단해야 할 것들을 너무 일찍 미미한 정보로 섣부른 판단을 하면, 세상과 멀어지는 자신만의 보이지 않는 유리벽을 만들어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난 좋아하지 않을 뿐이지, 싫어하지는 않아!”민수와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는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 수 있는 키워드 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것을 경험하고, 느끼고, 배우며 그 정보를 자신의 지식과 지혜, 가치관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아이들은 가능한 많은 경험과 배움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사회에 대한 기여를 키울 수 있습니다. 도덕적, 법적, 그리고 사회적 가치관의 틀(Frame) 안의 모든 것에 대해 싫어하지 않을 수 있는 힘과 그 틀(Frame) 밖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비도덕적인 것들을 싫어하며 거부할 수 있는 힘을 우리 아이들이 가질 수 있도록 지금 우리의 긍정적 작은 변화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세상의 모든 ‘싫어하는 것(Think)’을 그저 ‘좋아하지 않는 것(Thing)’으로 바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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