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부진 탈출" vs 전문가 "이해할 수 없어"
정부 "경제부진 탈출" vs 전문가 "이해할 수 없어"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0.01.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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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11월 그린북에 ’성장 제약’→’부진에서 벗어나’... 긍정적 언어 추가
경제 전문가 "전년 비해 좋아질 수 있으나 민간 경제활동 여전히 얼어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거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기획재정부도 "최근 우리 경제가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힘을 실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2020년 1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하며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을 벗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린북은 기재부가 매달 발간하는 경제동향 관련 보고서로 정부의 경제 인식을 볼 수 있다.

기재부는 지난해 11월 그린북에서 '경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문구를 '성장을 제약한다'는 문구로 수정했으나 올 1월 그린북에서는 해당 문구 자체를 삭제했다. 대신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문구와 함께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설비투자가 증가했다' 등 긍정적인 요인을 넣었다.

실제로 지표를 보면, 지난 11월 생산·소매판매·설비투자 등 산업활동 3대 지표 모두 전월 대비 동반 상승했다. 생산은 광공업에서 감소했지만 서비스업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전월 대비 0.4% 늘었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역시 각각 3.0%, 1.1% 늘었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11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용지표도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30만1000명 증가하면서 전년(2018년)의 세 배를 웃돌았고, 지난해 9월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도 11월에 상승 전환했으며 지난달에는 0.7%로 상승 폭이 커졌다.

수출과 건설투자 전망도 일부 낙관으로 기울었다. 그린북은 지난달 "수출과 건설투자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이번 달엔 "수출과 건설투자의 조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표현을 낮췄다.

(사진=청와대 제공)
▲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미·중 협상의 전개와 반도체 경기 회복 강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자동차와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등이 올해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기재부의 이같은 경기진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또한 '한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기재부가 동조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의 부정적인 지표는 점점 줄어들고 긍정적인 지표는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전망도 국내외에서 일치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한 민간 경제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경기지표가 죄다 '마이너스(-)' 일색이었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통계적 기저효과 측면이 강하고 제조업 생산 등 민간 경제활동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가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기재부가 이날 발표한 1월 그린북에서도 향후 경기에 대해 낙관할 수 없는 지표들이 확인된다. 지난해 소비 속보 지표들에서 12월 국산 승용차 판매는 6.6% 증가하며 지난해 10월(-1.1%), 11월(-0.9%) 두 달 연속 마이너스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백화점 매출액과 할인점 매출액이 각각 3.3%와 5.9%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수출과 건설투자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그린북은 지난달 "수출과 건설투자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한 데 이어 이번 달엔 "수출과 건설투자의 조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5.2% 감소했고 지난해 3분기 건설투자 역시 전기 대비 6.0% 감소하며 부진했다.

12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도 전년대비 26.9% 증가하며, 증가율이 11월(30.0%)에 비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온라인매출액(5.1%), 카드 국내승인액(9.6%) 등은 11월에 비해 증가율이 높아졌다.

한편 정부가 지난해 목표로 세웠던 경제성장률 2.0% 달성에 대해선 "4분기 실물지표와 정부 재정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지난해 제시했던 2.0% 성장률 전망에는 부합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오는 22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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